CEO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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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5-15

쉼표 하나 (안식 휴가를 마치며)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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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표 하나 (안식 휴가를 마치며)

 

 

지난 4월 두 달간의 길고도 짧은 안식휴가를 마치고 회사에 복귀하였습니다. 30여년간 직장생활을 하면서 이렇게 긴 휴가는 처음 있는 일이었는데 그 동안 앞만 보며 달려오면서 휴식의 중요성을 모르고 살았던 것이 아닐까 하는 자기반성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구성원 여러분들에게 안식휴가에 대한 짧은 소감과 함께 이를 독려하는 차원에서 글을 올립니다.

휴가 첫날 바로 미국 서부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떠났는데 열흘간의 꿈만 같았던 시간을 보냈습니다. 부끄럽지만 이 여행이 제 안사람과의 첫 번째 해외여행이었고 때문에 더욱 뜻 깊었습니다. 그 다음 중국으로 짧은 여행을 다녀왔는데 지인들과의 소중하고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오랜 기간 작지만 마음속에 품고 있었던, 하지만 시간이 넉넉히 나지 않아 추진해오지 못하던 일을 이번 기회에 성사시켰습니다. 30여년 동안 직장으로만 출근하던 가장이 집에 가까이 있으면 가족들과 어색하지는 않을까 걱정했는데 개인적인 프로젝트를 실행하는 그 과정에서 오히려 가장으로써의 면(面)이 섰고 특히 아내가 가까이서 지켜봐 주며 자랑스러워하였습니다.
일의 관점에서 볼 때 일 하는 시간도 물론 중요하지만 비우고 재충전하고 기다리는 시간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것을 이번에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시다시피 건설 과정에는 양생이라는 단계가 있습니다. 콘크리트를 가만히 `재워둔다`는 뜻이지요. 그냥 놔두면서 바람을 쐬게 하는 것이지만 내부가 단단히 굳도록 하는 아주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이 양생을 확실하게 해주지 않으면 덜 말라서 무른 것, 고르게 배어들지 않은 것이 나오게 됩니다. 사람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몰아붙여 일을 하다가도 하루 이틀 푹 진득하게 쉬고 나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기거나 이전에는 보이지 않던 부족한 점도 또렷이 보이게 마련입니다. 하물며 10년, 20년 긴 휴식 없이 일한 사람은 어떨까요?

 

희망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