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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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25

뉴노멀 시대의 재택근무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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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원 여러분


한찬건 부회장의 단상을 등재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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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노멀 시대의 재택근무

                                                                        


해가 바뀌고 업무에 임하는 우리의 각오가 새로워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이슈 중 하나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재택근무' 입니다. 내 의지와 무관하게 반 강제적으로 사람과 사람이 거리를 둬야 하고, 심지어 집안에 갇혀서 살아야 하는 시절을 만나게 될 줄은 생각조차 못했던 일입니다. 게다가 직장인들에게는 재택근무, 화상회의, 유연근무제 등 업무환경의 변화가 불가피해지면서 이제는 일터의 변신도 가속화되는 현실입니다. 개인의 사생활뿐 아니라 경제활동을 멈출 수 없는 직업 현장에까지 코로나로 인해 뉴노멀이 가속화하여 이미 자리를 잡아 가는 듯합니다. 처음엔 일시적인 대안일 것으로 예측하고 재택근무를 실험해 본 기업들조차 단순한 대응을 넘어 재택근무의 효율성 증대에 관심을 가지고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는 업무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부작용을 감안하여 출근과 재택근무를 병행하는 탄력 근무제를 적용해 보기도 합니다.


우리 회사도 방역과 변화된 환경에 부응하여 지난 12월부터 한시적으로 3부제 재택근무 (공지된 재택근무제 운영 지침에 따라 본사인원 중 79.5%)를 실시해 오고 있습니다. 자회사인 미국의 OTAK에서는 작년 4월 이후 코로나 방역 강화로 인해 대다수가 원격 재택근무에 들어갔고 구성원의 20% 정도만 필요에 따라 재택근무와 출근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OTAK의 경영진에 따르면 업무 효율성은 구성원 모두가 출근해 일할 때보다 다소 떨어진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미래에 전개될 예측불허의 환경변화에 능동적이고 선제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하겠습니다.


코로나 19가 가져온 직장인 근무 형태를 연구하는 기관들도 있습니다. 주영섭 고려대 석좌교수는 ‘비대면 온라인 사회, 온라인 경제는 메가트랜드 중 하나이며 현재는 대안이 없기 때문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지금 연습하고 훈련하고 변화해가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연구에 따르면 현재 부분적으로 재택근무를 시행하는 국내기업이 88%에 이른다고 하니 생산직을 제외한 사무직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재택근무를 경험한다는 얘기입니다. 모바일과 초 연결시대에 이러한 변화가 일상화될 것이라고 예상은 했으나 생각보다 이렇게 빨리 눈앞에 닥치게 될 줄은 예상 밖의 일입니다. ‘막상 해보니까 되네' 라는 긍정적 평가도 있지만 크고 작은 갈등도 많이 발생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여러 기관에서 재택근무 만족도를 조사해 발표하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는 국내외 모두 재택근무에 대한 만족도가 70% 수준으로 제법 높게 나타났습니다. 주요 요인으로는 출퇴근 시간 단축과 비용 절감, 자율적인 시간 활용, 타인의 방해 없이 업무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것, 불필요한 회의나 미팅이 감소된다는 것 등입니다.


최근 잡코리아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기업별로는 대기업(73%), 중견기업(68%) 중소기업(57%) 순으로 재택근무 경험자의 비율이 높았고, 재택근무를 경험한 직장인들 중 67%가 근무방식에 만족감을 느꼈으며 그 중 71%는 코로나가 종식된 후에도 재택근무를 선택할 것으로 응답했다고 합니다 향후 재택근무는 흔히 볼 수 있는 근무형태로 자리매김할 것이고 디지털 기술이 업무환경을 깊이 파고들어 사용자 중심의 혁신적인 업무 환경을 구현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재택근무자들이 꼽는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돌발 상황에 신속하게 대처하기 어렵다거나, 깊숙한 논의가 필요한 회의나 협업이 쉽지 않다는 것, 리더로부터 적절한 코칭을 받기 힘들다는 것과 소외감을 느낀다는 것 등인데 리더들 역시 어려움을 호소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직원들과의 소통, 팀워크, 성과 관리 등에 대한 어려움입니다. 다양한 고충에도 불구하고 재택근무의 효율성을 증대시키기 위한 핵심 요인 중 하나는 역시 돌발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리더십의 존재 여부입니다.


재택근무를 효과적으로 이끌 리더십에 대한 제안들이 다양한 가운데 ‘포브스'는 3C, 즉 Clarity(투명성), Communication(소통), Connection(연결)을 제시하고 있고, ‘구글'도 5,000명 이상의 직원 서베이에 근거해 재택에 적합한 장소와 공간, 기기 등의 근무 환경 구축(Place), 동료 간 협력(People), 생산적인 재택근무 관리와 실행 방법(Practice) 등에 대한 가이드 3P를 제안하고 있습니다.


다양하고 효과적인 기업들의 경험을 참조해서 우리 회사의 조직과 업무 성격에 최적화된 재택근무 방안을 모색해 보았으면 합니다.


첫째, 투명성(Clarity) 입니다.

무엇보다 업무지시가 명확해야 합니다. 이는 평소 대면 근무 환경에서도 직장인들이 어려움으로 토로하는 이슈이기도 합니다. 대면할 때는 그나마 직접 물어보기도 하고 때로는 눈치로도 파악하지만 언택트 상황에서는 어렵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리더의 메일을 받고 질문의 요지를 파악하지 못해 힘들어 할 수도 있습니다. 대면 근무보다 훨씬 더 명확한 소통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업무 목표와 원하는 아웃풋이 무엇인지, 배경과 맥락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구성원들이 제대로 이해했는지를 상호 간 정확하게 소통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다음으로 일과시간의 경계가 명확해야 합니다. 재택근무의 어려움은 언제 일을 시작하고 언제 끝을 낼지가 모호한 점입니다. 각자의 근무시간을 시스템 상에 표시하여 업무지시와 상호협력을 요청하고 업무 진행 일정 캘린더를 공유해서 일의 양과 시간을 조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둘째, Coaching 입니다.

조사에 따르면 상당수가 재택근무가 대면 근무보다 책임에 대한 부담감이 더 크다고 응답했다고 합니다. 재택근무는 근무방식이 자유로운 만큼 성과에 대한 책임도 크기 때문입니다. 만약 리더가 온라인 소통에 익숙하지 않다면 그 부담감은 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업무지시만 하고 방치한다든지 지나치게 진행과정을 간섭한다든지 하면, 둘 다 바람직한 소통은 아닙니다. 분명한 업무 목표를 인지한 후에는 그 방향을 벗어나지 않도록 점검하면서 피드백을 곁들인 코칭 리더십이 효과적입니다. 수행해야 할 과제에 대한 핵심 체크리스트를 공유, 체크하고 리더는 적절한 시간에 피드백을 줘야 합니다. 자율성은 존중하되 리더를 향한 신뢰감을 잃지 않도록 격려하고 관심을 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셋째, Connection 입니다.

관계와 연결의 리더십은 필수입니다. 재택근무가 장기화 되면 관계 단절에서 오는 외로움은 당연히 커집니다. 업무적으로는 팀워크 약화, 협업의 어려움 등이 부정적 결과로 나타납니다. 그러므로 회사는 구성원들이 함께 동역한다는 생각을 갖도록 상호 교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기회를 제공해줘야 합니다. 온라인 미팅 시에는 가벼운 유머나 취미 생활을 나누는 ‘Happy Hours'를 가진다든지, 가상 주간 점심시간이나 ‘랜선 회식'도 좋은 아이디어가 됩니다.

또한 업무 영역에도 연결과 공유가 필요합니다. 리더는 각 팀원에게 업무 상황과 성과에 기여하는 정도를 상기시켜 줄 필요가 있습니다. 비대면에 익숙해지면 자신의 역할과 미션이 약화되고 자칫 무관심으로 악화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재택근무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아가는 이 시점에서 우리도 이 변화에 어떻게 성공적으로 대응하고 준비해야 할까 고민하게 됩니다. 미국 IT 분야의 리서치 전문기업인 ‘가트너'는 원격 근무는 그저 코로나 때문에 하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이제는 ‘뉴노멀'이고 일하는 방식도 획기적으로 바뀔 것이라 예측하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뉴노멀 시대에 효율적으로 적응하기 위해 이미 우리 회사는 재택, 유연근무제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구성원들의 다양한 평가와 업무 성과를 종합 분석하여 생산성 향상과 비용 절감 등의 효과를 검토 한 후 재택근무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인 준비가 필요하리라 생각합니다. 자회사인 OTAK의 경우는 향후 사무실 면적을 30~50% 정도 축소하여 O/H 비용을 감축할 계획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사무실은 이제 특정한 공간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온라인으로 연결되는 곳이면 모든 곳이 사무실이 되는 시대입니다. ‘코로나19'는 개인을 물리적으로 고립시켰지만 우리는 서로를 선으로 연결해 나갑니다. 언제 어디서든 온라인으로 연결해 화상으로 만나 회의를 합니다. 몸과 마음이 시공간의 제약에서 벗어나는데 익숙해져 가고 있습니다. 환경의 변화에 따라 ‘나'도 달라져야 합니다. 같은 공간에서 근무할 때는 ‘우리'가 나를 지켜줍니다. 나는 어느 정도 조직의 시간과 흐름에 따라가면 됩니다. 하지만 고립된 공간에서는 오로지 내가 ‘나'를 지켜야 합니다. 혼자만의 시간에 대한 결과도 스스로 증명해 내야 합니다. 학생들은 강의실 강의보다 온라인으로 혼자서 듣는 강의가 더 어렵다고 호소합니다. 온라인 강의는 단 1분도 그냥 흘려 보낼 수 없고 홀로 그 시간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고립된 그 시간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동양철학의 기본인 중용(中庸)은

‘군자는 그 보이지 않는 곳에서 경계하고 삼가며 그 들리지 않는 곳에서 두려워한다. 숨은 것에서 가장 잘 나타나며 미세한 것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그러므로 군자는 홀로 있을 때 조심한다'고 했습니다.

바로 신독(愼獨)의 마음가짐이 언택트 시대를 살아낼 지혜가 아닐까요?

[신(愼):삼갈 신, 독(獨):홀로 독]

 - 홀로 있을 때에도 도리에 어그러지는 일을 하지 않고 삼감

본격적인 언택트 시대는 다양한 기회를 우리에게 부여할 것입니다. 그 기회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는 전적으로 나 자신의 몫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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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ardest thing about change

Rather than coming up with something new

It is a departure from the frame you had previously.


변화에서 가장 힘든 것은

새로운 것을 생각해내는 것이 아니라

이전에 가지고 있던 틀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John Maynard Keyn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