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단상

일상에서 느끼는 사소한 점이나 좋아하는 글귀를 옮겨 보았습니다. 여러분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곳입니다.

2015-06-01

망각과 무관심의 시대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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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큰 행사는 주말인 토요일 오후에 제가 총동창회장으로 봉사하고 있는 모교 건축과 동문의 날 행사였습니다. 이 행사는 김경태 부장이 많은 애를 썼고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는 요즈음 회사일 외에 다른 일 때문에 부쩍 바쁩니다. 특히 5월은 이 두 가지 행사 외에도 해외를 3번이나 다녀왔습니다. 가끔씩은 내가 이러고 있는 게 정상인가? 내가 회사에서 월급 받고 있는 게 합당한가? 이런 생각을 하곤 합니다. 저 자신을 매니지먼트 해야 할 시점에 와있는 것입니다.

 


 

 

 

 

 

<개회사>

 

 

 

하지만 유감스럽게 삼풍사고가 발생한지 10년 밖에 안되었는데도 많은 사람들이 삼풍사고를 잊어버렸고 관심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업계도 학계도 심지어 정부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삼풍사고는 10년 만에 잊혀진 과거 그 자체였습니다. 저는 그 당시 세미나 개회사를 하면서 착잡한 마음을 억제하기가 힘들었습니다.
그때 세미나에서는 국내 최초로 삼풍사고를 종합적으로 재조명하는 연구발표가 있었고 진지한 토론이 있었습니다. 결론은 “삼풍사고는 아직도 우리 주변에 있다” 였습니다.
그로부터 9년이 지난 작년 4월에는 세월호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우리가 10년 전 내렸던 결론인 “삼풍사고는 아직도 우리 주변에 있다” 는 걱정스러웠던 우려가 현실이 되었습니다.

 

설계, 시공, 유지관리, 프로젝트 전 과정에서 부실이 있었고 기술자정신은 실종되었으며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건축주의 금전 만능주의와 인허가 과정에서 검은 돈이 오간 부패사슬 구조가 초래한 엄청난 재앙이었습니다. 사고 직후 미국의 New York Times가 지적한 것처럼, 삼풍사고는 단순 안전사고가 아닌 ‘종합적인 부패’ 사고였습니다.
설계·시공·유지관리 단계에서 건설기술자들이 저지른 부실 뿐만 아니라 사고당일 상황도 주목해야 합니다. 사고 당일인 1995년 6월 29일 새벽부터 삼풍백화점은 붕괴 조짐이 도처에서 발생되었습니다. 건설기술자가 아니라도 심하게 위험을 느낄 붕괴 징후 상황이 발생되었기 때문에 건축주인 삼풍 회장이 건축구조 설계를 담당했던 기술자를 현장에 불러 건물의 붕괴가능성에 대한 상황을 자문 받았습니다. 그러나 이 기술자는 건물이 붕괴되지 않을 것이고, 보강하면 괜찮다고 삼풍 회장에게 조언했습니다. 만약 이 기술자가 기술자 정신이 있는 사람이었으면 삼풍 회장에게 건물이 붕괴되고 있으니 사람들을 대피시키라고 강력히 조언하고 필요한 조치를 했더라면 백화점이 붕괴되었더라도 무고한 희생이 없거나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건설기술인의 한 사람으로 이 점에 대한 책임감과 자괴감을 가지고 지난 20년을 지내왔습니다.

 

 

저는 우리나라가 위험사회를 넘어 안전사회를 구축하고 안전을 확보하는 일이 생각보다 간단치 않고, 엄청난 노력과 오랜 시간을 투입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안전처’와 같은 정부기관 하나 신설한 것으로 그 해결책을 찾는다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어느 사회건 안전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첫째, 안전에 대한 의식과 가치관이 바로 서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여전히 안전불감증을 넘어 안전무시증이 팽배하고 있습니다.  안전은 생명과 관계되는 일인데 항상 우선순위가 밀리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 삼풍사고와 세월호사고 뒷면에는 부패의 고리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가 부패사회를 넘어 깨끗한 사회가 되고 도덕성을 회복해야만 안전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도덕성 회복은 안전뿐만 아니라 우리사회가 선진 사회로 가는 길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세 번째는 건축물의 계획, 설계, 발주, 시공, 유지관리 등 건축물 생애주기에 시스템 안전이 필요하고 아울러 선진국과 같이 보다 강력한 징벌 시스템이 적용되어야 합니다.
특별히 강조하고 싶은 것은 생애주기에서 공사관련자뿐만 아니라 건축주의 책임을 부과하는 조치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합니다. 건축주는 건설과정의 주체이며 건설주체 중 가장 강한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이 세미나를 위해 2년여를 연구하신 안홍섭 교수와 박홍신 대표, 일본에서 이 세미나 발표를 위해 참석해 주신 요시다 도시아끼 미쓰비시지쇼설계 부장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특별히 토크쇼 진행을 맡아 주신 김형민 전 SBS국장님께 심심한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 세미나와 국민대토론회가 우리 사회가 위험사회를 넘어 안전사회로 가는 첩경이 되기를 희망하며 주최자를 대표하여 오늘 참석하신 방청객 여러분께도 감사의 말씀 드립니다.

 

 


 

<2015 건설포럼 국내세미나 10대 주제 키워드>

 

 




- 기술자의 프로페셔널리즘 확립과 상호 견제 시스템 구축을 통해 부실 방지







- 안전 우선의 가치관 형성을 위한 전국민 대상의 지속 교육 실행



- 강력한 처벌을 통한 부패고리 단절



- 위험 생산자, 부당 이득 취득자에게 무거운 형사 처벌과 배상 책임 부여





10. 안전 우선의 기업활동 확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