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단상
지난 7월 하순과 8월초 대관령 음악제 기간에 맞춰 하이브리드 재택 근무를 하면서 저녁에는 지인 부부들과 함께 음악회를 자주 찾아 다양한 음악을 감상하는 호사를 하였습니다. 대관령 음악제는 올해 22년째이며 그동안 주최측(음악 감독 등)의 노력과 독지가들의 후원에 힘입어 장족의 발전을 하였고 레파토리나 출연자, 연주 퀄리티는 모두 만족할 만한 수준이었습니다. 특히 한국계 출연자는 세계 유명 음악 경연 대회에서 우승한 사람들이 다수 출연하므로서 음악제를 빛내 주었습니다.
음악제 기간 중 우리나라 공연장의 폐습이라고 할 수 있는 못 믿는 문화가 여전히 벌어지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한국에서만 볼 수 있는 중간 휴식 시간(intermission) 후 공연장 재입장시 표를 다시 검사하는 관행입니다. 선진 외국의 공연장은 최초 입장 시 조차도 표를 검사하지 않는 곳이 많은데, 국내의 유명 공연장은 중간 입장시도 너나할 것없이 필사적으로 표를 검사합니다. (어떤 공연장에서는 가끔 제가 심술이 나서 재입장시 표를 살짝 보여주고 입장하려고 하면 막 따라오면서 끝까지 표를 검사하는 촌극이 일어나곤 합니다.)이는 우리 사회가 믿음이 부족한 사회라는 인식의 표출이라 공연장 갈 때마다 항상 기분이 유쾌하지 않은 생각이 들고 언제나 우리나라도 중간 검표가 없어질 것인가 하는 기원을 해왔습니다.
대관령 음악회에 참석하는 관객의 주류는 당연히 서울 사람들입니다. 저는 서울에서 2-3시간 차를 타고 와서 음악회를 참석하는 분들의 음악에 대한 사랑이나 기본을 지키는 자세는 충분히 되어 있다고 확신합니다. 희망컨대 대관령 음악제만이라도 불신의 산물인 중간 표 검사를 내년부터는 없앴으면 합니다. 저는 평창 오갈 때 KTX를 가끔씩 이용하곤 하는데 승무원이 표를 검사하는 것을 최근 몇 년간 보지를 못했습니다. 승무원이 표를 검사하지 않더라도 보이지 않는 손의 매커니즘에 의해서 무임승차나 남의 좌석을 고의적으로 이용하는 경우는 없다고 보여집니다. 이만큼 우리 국민은 시민의식이 강화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트럼프 대통령의 허풍과 그의 언행을 좋아하지 않는데 그가 언급한 이야기 중에 ‘한국은 매우 잘사는 나라’ 라는 언급은 맞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도 매우 잘 사는 나라가 되었으나 선진국이 되었다고 자신있게 말하기는 힘듭니다. 이는 선진화가 덜 되었다는 말이고 선진국다움의 사회적인 규범 준수와 국민의 인식과 행동수준이 부족함이 있다는 말입니다. 이 점에 대해서는 제가 몇 차례에 걸쳐 신문 칼럼과 CEO 메세지를 통해 의견을 피력했고 이에는 정치인 수준과 이들을 뽑아준 국민 수준의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좀 더 크게는 사회적인 규범이라고 할 수 있는 Social Infrastructure, 즉, 법, 제도, 국민 의식, 정치 제도, 교육 수준, 시대 정신 등의 부족 현상에 기인하고 있고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많은 부분에서 선진화가 덜 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선진화 문제는 우리 시대의 가장 큰 도전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공연장에서 중간의 표 검사하는 것으로 사설이 좀 길어졌는데 이 문제는 사회적인 불신 문화에서 출발한 선진화 부족 현상이며 작지만 중요한 문제라 생각되어 문제 제기를 해 보았습니다. 아울러 연주회장 입장 시 사진을 찍으면 안된다 등등 입장하는 관객에게 훈계하는 것도 외국에는 없으며 음악을 감상하러 온 관객을 무시하는 태도이니 조속히 없어져야 할 나쁜 관행입니다.
제가 회사 초기에 Parsons하고 합작 시 Parsons 본사가 있는 미국 파사디나(Pasadena)에 출장을 갔었는데 Parsons 인근에 있는 호텔에서 받은 충격은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호텔 Check In 시 통상 크레딧 카드를 먼저 등록하는 것은 일반화되어 있어서 여권과 함께 크레딧 카드를 제시하고 Check In하여 숙박하고 며칠 후 Check Out 시의 과정이 인상적이었습니다. Check Out 시 당연히 크레딧 카드를 제시했지만 Check Counter 직원은 카드가 필요 없다고 하면서 경비내역 하나를 프린트해주는 것이었습니다. 이유는 당신은 Identify(확인) 되었고 Check In시 카드가 등록되었으므로 추가 카드 결제는 필요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은 미국이 신용사회 또는 신뢰사회라는 반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도 신뢰 사회를 만들어 선진국다움을 실현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에서 지갑을 잃어버렸는데 3시간 후에 그 장소에 가서 지갑을 찾았다는 지인의 말이 더 이상 남의 일만으로 치부하기에는 우리나라는 너무 잘 사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남 탓, 정부 탓을 하기 전에 우리 하나하나가 신뢰사회를 만들고 선진화를 달성할 시 우리나라도 돈 많은 잘사는 나라를 넘어 진정한 선진국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한여름의 폭염 넘기시느라고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항상 건강에 유념하시고 행복하시기를 빕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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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당신
겸손한 사람을 만나면
한번 더 쳐다보게 되고
더 가까이하고 싶어집니다.
순수한 사람을 만나면
마음이 맑아지고
더 친해지고 싶어집니다.
밝은 사람을 만나면
괜스레 기분이 좋아지고
희망이 샘솟습니다.
용기백배하여 열정으로
최선을 다하는 사람을 만나면
엔돌핀이 무럭무럭 자라
덩달아 힘이 납니다.
그런 사람이 바로 “당신”입니다.
그리고 “나”였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