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단상
구성원 여러분
AX실 정부영 전무의 단상을 등재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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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야구에서 배우는 경영 철학
최근 CEO 단상이나 사내외 소식을 보면 온통 AI에 관한 이야기뿐입니다. 그만큼 AI가 시대적 화두이고 우리 일상과 비즈니스에도 거대한 변화가 일어나는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제가 AX실을 맡은 뒤 전사에 처음으로 올리는 글에서마저 교과서 같은 AI 이야기만 늘어놓는다면 너무 식상할 것 같아, 오늘은 조금 결이 다른 이야기를 나눠보고자 합니다.
저는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부터 지금까지 야구를 꾸준히 지켜봐 온 오랜 야구팬이자, 열렬한 롯데 자이언츠 팬입니다. 팬으로서 우리 팀 감독으로 모셔왔으면 좋겠다고 동경하던 지도자 중에 한 분이 바로 김성근 감독입니다. 그를 ‘야신(野神)‘이라 부른 이유는 단순히 승률이 높아서가 아니었습니다. 경기를 바라보는 집요한 디테일과 한 수 앞을 내다보는 차원이 다른 야구를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최근 김성근 감독의 저서 《인생은 순간이다》를 읽으며, 그가 수십 년간 치열한 승부 세계에서 증명해 낸 철학이 지금 우리 프로젝트 현장과 AX의 여정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것을 깊이 느꼈습니다. 제가 책에서 감명받고 함께 나누고 싶은 세 가지 배움을 공유합니다.
1. 리스크 관리: 최악을 가정하고 최선을 준비한다.
“나는 야구를 할 때면 항상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곤 한다. 속으로 최악의 상황을 어마어마하게 상상한다. 이것 자체만 보면 비관이다. 하지만 이 문제들을 해결하는 방법까지 생각이 뻗을 때면 나는 엄청난 낙천주의자가 된다. 혼자 마음 속으로 그 비관들을 역전시킬 최상의 방법을 준비해 놓는다.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놓으면 팀이 3연패, 5연패를 해도 ‘아, 그렇지, 올 게 왔구나’ 싶다. 기다렸던 친구를 만난 기분이니 무슨 일이 생기든 흔들리지 않는다. 위기가 올 것쯤이야 이미 알았고, 준비도 해놨으니 오히려 거기서 동력이 생긴다. 그래, 가자.
이길 것 같을 때는 비관하고 질 것 같을 때는 오히려 낙관하는 것, 그게 무엇이 다가올지 모를 인생의 순간순간에 가장 최선의 ‘준비’인 것이다.”
김 감독은 늘 최악의 시나리오를 머릿속으로 수없이 시뮬레이션한 뒤, 이를 타개할 최선의 대책(Plan B, Plan C)을 미리 세워둔다고 합니다. 위기를 미리 상상하고 대비해 두었기에, 막상 닥쳤을 때 당황하지 않고 흔들림 없이 돌파할 수 있는 동력을 얻는 것입니다.
이를 우리가 수행하는 PM 업무에 대입해 보면 어떨까요?
건설 프로젝트는 설계 오류, 기상 악화, 자재 수급 불안, 안전 사고 등 예측 불가능한 변수와 리스크의 연속입니다. 진정한 PM 전문가는 문제가 터진 뒤 허둥지둥 수습하는 사람이 아니라, 프로젝트 초기 단계부터 ‘최악의 리스크 시나리오‘를 집요하게 예측하고 선제적 대책을 세워두는 사람입니다.
우리가 추진하는 AX와 데이터 축적도 같은 맥락입니다. 과거 프로젝트의 각종 도면 및 기술 자료, 성공/실패 사례, VE 사례, 공정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모아두는 이유는 과거 사례에 대한 법적 근거나 클레임 대응을 위함이 아닙니다. 과거의 데이터를 통해 앞으로 올 위기를 미리 시뮬레이션하고, 어떤 악조건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최적의 대응책을 AI와 함께 준비하기 위함입니다. 철저한 비관적 시뮬레이션 끝에 비로소 확신에 찬 낙관과 함께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완료가 가능해집니다.
2. 디테일: 관찰력이 격의 차이를 만든다.
“힌트란 건 세상 아무데나 가도 있다. 그 힌트들을 어떻게 붙잡고 느껴서 자기 길을 만들어가느냐의 차이다. 힌트를 그냥 흘러보내는 사람과 그걸 보고 순간순간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의 차이는 엄청나게 크다. 순간을 잡을 수 있는 집중력이 사람의 미래를 결정한다.
왜 그렇게 됐을까? 하는 질문은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사실 어마어마하게 크다. 모든 일은 조그마한 것에서부터 시작되기에 정말 사소한 것처럼 보여도 그 순간을 잡는 사람, 순간을 잡고 왜 그렇게 되었는지 풀어가는 사람이 결국에 이기는 법이다.”
김 감독은 투수의 미세한 손가락 위치, 타자의 작은 타격 폼 변화, 상대 벤치의 사소한 움직임도 결코 흘려보내지 않았습니다. 세상에 널려 있는 수많은 힌트를 포착하고 "왜 그럴까?"를 파고드는 집요한 관찰력이 승패를 갈랐습니다.
PM의 본질 또한 ‘디테일한 관찰력‘에 있습니다. PM 업무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기술 검토 분야는 사소한 디테일에서 큰 차이가 납니다. 경쟁사에서 보지 못하는 그 1%를 찾아 낼 수 있다면 고객이 보는 시각이 완전히 달라지게 됩니다. 야구에서 1% 때문에 승리가 좌지우지되는 것처럼, 우리의 프로젝트도 1% 차이가 초일류 PM이 될 수 있게 만듭니다.
지금 현장에서 매일 작성되는 기술 검토서, 현장 사진, 품질 검측 수치 하나하나는 단순한 행정 서류가 아닙니다. 그것이 바로 현장이 우리에게 던지는 ‘힌트이자 데이터‘입니다. 일상의 작은 징후들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꼼꼼히 기록하고 의문을 던질 때, 우리는 도면 너머의 문제를 짚어내는 대체 불가능한 ‘일류 PM 기술자‘로 인정받게 됩니다.
3. 리더십: 강한 팀을 지탱하는 원천 - 어쩔 수 없이 손가락질을 받아야 한다면 위에서 받는 게 리더다.
“나 혼자 살겠다고 무조건 위에 맞추고 아부하면 조직은 길을 잃는다. 비유하자면 리더는 배고 아랫사람들은 물이다. 위에서 누군가가 끌어올려 준다고 해도 그가 놓는 순간 배의 운명은 끝이다. 위에서 놓으면 물속에 영원히 잠겨버린다. 그러니 위에서 끌어올려 주기만 기대하고 의지하는 배는 약할 수밖에 없다. 밑에서 물이 받쳐주면 배는 계속 뜰 수 있고 나아갈 수 있다. 그러니까 윗사람이 아끼는 리더가 아니라, 아랫사람들이 신뢰하고 받쳐주는 리더가 훨씬 강한 것이다.”
“이대호, 양준혁, 최정보다 팀워크가 먼저다. 톱클래스 선수라도 팀 분위기를 해친다면 과감하게 선발에서 제외했다. 팀의 4번타자였던 최정도 팀 분위기를 해친다고 선발에서 제외했다. 필요한 순간에 버리는 용기가 있어야 조직을 살릴 수 있고, 그게 되는 것이 진정한 리더다.”
김 감독은 윗사람의 눈치를 보기보다 현장의 선수들을 살리는 데 집중했고, 아무리 뛰어난 스타 플레이어라도 팀의 원칙과 화합을 깨뜨린다면 단호히 배제했습니다. 조직을 진정으로 지탱하는 힘은 윗사람의 총애가 아니라, 현장 동료와 부하 직원들의 단단한 신뢰에서 나온다는 것을 꿰뚫어 보았기 때문입니다.
발주처와 PM, 설계사와 시공사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건설사업관리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책임을 떠넘기는 태도‘와 ‘원칙 없는 타협‘입니다. 프로젝트의 단장님과 각 파트 리더들이 묵묵히 일하는 팀원들을 보호하고 든든하게 받쳐줄 때, 비로소 현장의 잠재력이 100% 발휘됩니다.
또한, 화려한 개인기보다 중요한 것은 ‘신뢰를 바탕으로 한 팀워크‘와 ‘기본을 지키는 원칙‘입니다. 각자가 맡은 위치에서 묵묵히 룰을 지키고 서로를 밀어줄 때, 우리 조직은 어떤 풍랑에도 침몰하지 않는 단단한 배가 될 것입니다.
AI 기술이 아무리 고도화되더라도, 결국 리스크를 예측하고 현장의 미세한 디테일을 관찰하며 신뢰를 엮어내는 주체는 ‘우리 자신‘입니다.
김성근 감독의 야구가 증명했듯, ‘최악을 가정한 철저한 준비‘, ‘사소한 것도 놓치지 않는 디테일‘, 그리고 ‘서로를 지탱하는 단단한 원칙과 신뢰‘가 갖춰질 때 우리는 어떤 위기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현장에서 만들어내는 미세한 1%의 차이가 모여 초일류 PM 기업으로 도약하는 가장 확실한 원동력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초일류 PM 기업으로 가는 단단한 초석이 될 수 있도록, AX실 또한 프로세스 전환과 데이터 플랫폼 구축을 통해 현장의 든든한 밑바탕이 되겠습니다.
오늘도 각자의 현장과 자리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하고 계신 임직원 여러분의 건승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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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
정호승
폭풍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일은 옳지 않다
폭풍을 두려워하며
폭풍을 바라보는 일은 더욱 옳지 않다
스스로 폭풍이 되어
머리를 풀고 하늘을 뒤흔드는
저 한 그루 나무를 보라
스스로 폭풍이 되어 폭풍 속을 나는
저 한 마리 새를 보라
은사시나뭇잎 사이로 폭풍이 휘몰아치는
밤이 깊어 갈지라도
폭풍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일은 옳지 않다
폭풍이 지나간 들녘에 핀
한 송이 꽃이 되기를
기다리는 일은 더욱 옳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