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단상

일상에서 느끼는 사소한 점이나 좋아하는 글귀를 옮겨 보았습니다. 여러분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곳입니다.

2019-12-02

행복 농사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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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원 여러분


한찬건 부회장의 단상을 등재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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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농사


풍요로운 결실의 계절 가을도 어느덧 막바지를 향하고 있습니다. 행복을 계절로 표현해 본다면 가을이 어울릴 듯합니다. 봄에 희망을 안고 씨를 뿌린 사람은 기쁨으로 추수를 기대할 것이며, 자그마한 씨앗을 보이지 않는 땅속에 심을 때 가졌던 소망들이 드디어 그 열매를 거둘 때가 되면 행복도 함께 추수하게 될 것입니다. 비바람과 태풍, 역경을 견디고 지켜낸 열매일수록 그 기쁨과 행복도 비례할 것입니다.


인간은 무슨 일을 하든지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가고, 그 행복이 힘이 되어 살아갑니다. 그러나 자신이 원하는 행복한 삶을 지속하기가 쉽지 않은 세상입니다. 행복을 바라고 기대하는 것만으로 행복을 가질 수는 없습니다. 우선 행복이라는 열매를 거두려면 씨앗을 심어야 합니다. 마치 농부가 원하는 열매의 작은 씨앗을 땅에 심은 후에 땀 흘리며 가꾸어 마침내 열매를 얻어내듯이 쉼 없는 수고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수확의 기쁨을 맛볼 수 있습니다.


‘행복’의 사전적 의미는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어 흐뭇한 상태, 감정을 말하며, 욕구와 욕망이 충족되어 만족한 기분을 느끼는 상태입니다. 영어로 ‘happiness’의 어원은 ‘일어나다’ ‘happen’입니다. 기대하지 않았던 일이 갑자기 마술처럼 눈앞에서 펼쳐질 때 느낄 수 있는 그런 행복만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어원대로라면 갑자기 일어나는 일이나 사건에서 비롯되는 즐거움, 예상치 못한 한 순간의 흥분된 감정도 행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밖으로부터 주어진 행복을 고이 간직할 능력은 행복을 키워내는 내면의 마음에서 자라날 때 비로소 열매가 됩니다. 농부들이 풍성한 수확을 기대하며 땀 흘리듯이, 행복을 심고 행복을 꿈꾸는 사람은 자신의 수고와 땀방울에서 이미 행복을 경험합니다.



우리 회사는 ‘구성원 중심의 행복한 회사를 만든다’는 비전을 품고 달리고 있습니다. 이 비전을 완성하기 위해 ‘일하기 좋은 기업을 만들어 행복한 일터를 제공한다’는 미션도 수행 중이며 ‘행복경영 정착’을 경영방침으로 세우기도 했습니다.


최고 경영진과 조직의 리더들은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어떻게 하면 행복한 마음으로 직장 생활을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그 결과 높은 생산성으로 업무의 성과를 이루어 낼 수 있을지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구성원들 스스로의 아이디어를 동원해 즐겁고 신나게 일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경험해 보기를 권면하고 있습니다.


치열하게 싸워야 살아남는 전쟁터와 같은 일터에서 어떻게 하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면서 행복을 유지 할 수 있을 것인가?
하나를 얻으려면 소중한 하나를 포기해야만 하는 경쟁적인 현장에서 과연 자신이 원하는 행복을 어떻게 지킬 수 있을 것인가?
회사의 성장과 기업의 목표달성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공동체의 구성원들 모두가 함께 성장하고 함께 행복한 회사가 되려면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
쉽지 않으나 우리 모두 함께 고민하며 함께 힘을 모아야 할 과제임이 분명합니다.



이러한 일들을 고민하는 사람은 이미 행복한 사람이며 그러한 공동체는 이미 행복한 일터가 아닌가 반문해 봅니다. 세상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목적만 달성하려는 의식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결과만 좋으면 사람이 사람답지 않아도 용납되는 무서운 세상 속에서 우리는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행복한 일터에서 행복하게 일하는 것을 꿈꿉니다. 더 많은 시간과 열정이 앞으로도 필요하겠지만, 일도 사람도 함께 배려하고 결과와 아울러 과정의 수고를 간과하지 않는 성숙하고 따뜻한 일터 문화는 분명 기업의 생명에 강한 에너지를 공급할 줄로 믿습니다.


행복이 단순히 만족한 결과로만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씨앗을 심을 때부터 자라나는 모든 과정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라면, 기업과 개인이 추구하는 목적이 수립될 때부터 행복의 가치를 담아야 할 것입니다. 행복의 가치는 어디서부터 싹이 트는 것일까요?


우리가 잘 아는 이해인수녀의 소박한 글에서 행복이라는 열매의 씨앗을 찾을 수 있습니다. 10여 년전 대장암 수술을 받은 그녀는 처음엔 30프로의 생존율을 가졌었습니다. 모두 30번의 항암치료와 28번의 방사선 치료를 받으면서도 탈모나 피부발진 등의 부작용은 심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몸과 마음이 주는 괴로움은 생각보다 무거웠습니다.


그 괴로움을 잊기 위해 그녀는 수없는 항암치료를 받으러 갈 때마다 늘 소풍 가는 기분으로 즐겁게 가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입원을 할 때가 되면 병실을 아름답게 장식하면서 억지로 병원생활을 즐기기로 다짐했습니다. 여기에 하나 더 보탠 마음이 있다면 범사에 감사하는 마음이었다고 그녀는 고백합니다. 3기 진단을 받았으나 다행히 항문을 살릴 수 있어서 인공항문을 만들지 않았던 것을 감사하고, 자신을 위해 기도해주는 많은 친구들이 있어 감사했습니다.


치료를 받은 후 그녀는 암에 걸린 수녀들을 모아 ‘찔레꽃’이라는 모임을 만들어 아픈 사람들을 위로하며 고통의 시간을 잘 견디도록 도왔습니다. ‘고통의 가시와 함께 있다’는 의미의 찔레꽃은 장미꽃보다 화려하지 않아도 우리 어릴 적 누이 같고 이모 같고 엄마 같아서 정겨운 꽃이라고 소박한 의미를 덧붙였습니다. 아픔을 감사로 이겨낸 것을 넘어 진정한 행복은 아픔을 품은 행복, 아픔의 열매가 낳은 행복이어서 더욱 귀한 것이라고 고백했습니다.


감사라는 씨앗이 행복이라는 열매로 자라난 아름다운 고백입니다. 조건 때문에 행복한 것은 진정한 행복이 아님을 알고 있습니다. 조건이 사라지면 행복도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억지로라도 감사하고 아픔을 품기로 작정하면 감사의 에너지가 생길 수 있음을 깨닫게 합니다. 그것이 진정한 행복입니다.
씨앗을 심지 않고 열매를 거둔다면 그것은 행복이 아니라 행운입니다. 하지만 행운에는 생명력이 없습니다. 내가 품고 가꾼 행복은 또 다른 사람에게 힘과 에너지를 전하는 생명이 될 수 있습니다. 순간의 욕심과 탐심을 만족시켜주는 것을 행복으로 착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행복이란 모든 순간순간들을 자각하며 내 것으로 만들어가는 우리 개인의 몫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행복감을 자주 느끼고 훈련하는 연습도 필요합니다. 이해인님의 말처럼 억지로라도 감사하고 다른 아픈 사람을 위로하며 마음속의 괴로움과 무거움을 떨쳐 버리는 연습이 우리에게도 필요합니다. 우리의 의식을 감사에 맞추면 행복의 촉수가 점점 민감해 질 수 있습니다.



법정 스님이 제시한 ‘능동적 행복 농사법’을 옮겨 적어봅니다.


- 관계에 투자하라.
행복한 사람을 주변에 많이 둔 사람은 행복을 느끼기 쉽다.
그런 사람은 저절로 가까이 오지 않는다.
시간도 마음도 투자하며 행복한 관계를 가꾸라는 말씀이다.


- 감사하다는 말을 자주하라.
당연한 관계일수록 더 자주 감사를 표현하는 것이 필요하다.
화초에 비료를 규칙적으로 주듯이...
인도의 간디는 감사의 분량이 행복의 분량과 비례한다고 했다.
감사와 행복은 한 몸이요 한 뿌리라고 했다.
립서비스가 아닌 진심어린 기쁨과 만족에서 나오는 진정한 감사를 말하라.


- 순간을 만끽하라. 
어둠이 있으면 빛도 있고 흐린 날이 있으면 맑은 날도 있다.
감정의 요동 속에서도 행복의 순간을 잡으려고 훈련하라.


- 자신을 긍정하라.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면서 행복하기란 불가능하다.
타인과 비교하지도 말고 다른 사람에게서 행복을 찾으려 하지 말라.
소유와 조건에서 행복을 찾으려 하지 말라.


결국 행복은 저절로 다가와 느껴지는 것이 아니며 다른 사람이 만들어 주는 것도 아니고,내가 만들고 내가 지켜야 하는 내 삶의 목적이며 소중한 가치입니다. 행복경영이란 반드시 조직에서 직장에서만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나 자신의 삶을 행복에너지로 경영하기로 결심하고 내면으로부터 그 의지적 에너지를 끌어 올리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좋은 글들과 선배들의 조언을 통해서든지, 자신의 내면세계를 풍요롭게 만드는 여러 훈련을 통해서든지 땀을 흘리는 육체적 극기 훈련을 통해서든지, 다양한 훈련 과정을 통해 우리 자신을 행복 에너지로 경영해 보았으면 합니다.


인생은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과 같습니다. 때로는 어둡고 때로는 환하며 때로는 따스하고 때론 춥습니다. 특별히 역경의 터널을 지날 때 나는 누구와 함께 있으며 내 곁에는 누가 있는가요? 행복의 비밀은 누구와 그 에너지를 공유하는가에 달려있습니다.


아침에 눈을 떠서 일할 곳이 있어 바쁘게 집을 나섰다면 당신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차 한잔을 부담 없이 함께 마실 동료가 곁에 있다면 당신은 많이 행복한 사람입니다.
나이가 먹으면 외로움이 두려움이라고들 합니다.
가족 때문에, 고객 때문에, 동료 때문에...
그리고 당신 자신 때문에
걱정과 염려가 많은 당신에게...
살아있음을 감사하고 바로 지금 그 감사의 씨앗을 마음 밭에 심기를 권합니다.

 행복 농사가 시작될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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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어가는 가을 / 이해인


꽃이 진 자리마다
열매가 익어가네.


시간이 갈수록
우리도 익어가네.


익어 가는 날들은 행복하여라.
말이 필요없는 기도.


가을엔
너도 나도
익어서 사랑이 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