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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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13

애자일 경영과 위대한 기업의 특성

김종훈
조회수 990 페이스북트위터 Email

구성원 여러분

 

이상호 사장의 단상을 등재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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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자일 경영과 위대한 기업의 특성 

 

 

흔히 경영학자들은 오늘날의 기업이 당면한 환경을 '뷰카(VUCA)'라는 단어로 요약하고 있습니다. '뷰카(VUCA)'란 변동성(Volatility), 불확실성(Uncertainty), 복잡성(Complexity), 모호성(Ambiguity)의 첫 글자들을 조합한 단어입니다. 작년초에는 코로나로 인한 팬데믹 때문에, 아마도 앞으로는 전세계적인 백신 접종의 확대와 더불어 '코로나와의 공존(with Covid-19)' 정책 때문에 경영환경의 변동성, 불확실성, 복잡성, 모호성이 더 커질 것 같습니다. 전세계적인 물가상승으로 인플레 경고등이 켜진 와중에 이미 우리는 한차례 기준금리 인상이 이루어졌고, 미국도 연말 쯤해서는 본격적인 테이퍼링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 오랫동안 지속된 양적 완화가 조만간 종료되면서 어떤 상황이 벌어질 지 예측하기 어려워졌습니다.

 

'뷰카'로 요약되는 환경변화 속에서 생존과 성장을 위한 경영전략으로 많은 사람들이 '애자일 경영'을 말하고 있습니다. ‘애자일(agile)'이란 영어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민첩한', ‘기민한'이란 뜻입니다. 따라서 애자일 경영은 속도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급변하고 불확실하며 복잡하면서 모호한 시대에는 조직도 민첩하고 기민하게 움직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적자생존(適者生存)은 과거의 생존전략이고, 오늘날은 속자생존(速者生存), 즉 빠른 자가 살아남는다고 합니다. 

 

그런데, 애자일 경영이 등장하기 전에, 전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던 ‘위대한 기업' 연구자들은 다른 시각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짐 콜린스와 모튼 한센은 <위대한 기업의 선택(2011)>에서 “세상이 ‘빠르게' 돌아가니까 결정도 행동도 ‘빠르게' 해야 한다는 생각은 파멸을 자초하는 지름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무엇이든 빨리 하지 않으면 실패한다는 믿음이야말로 ‘뿌리깊은 미신'일 뿐이라고 합니다. “때로는 빠른 자들이 살아남지 못한다”고 단언하면서, “언제 빠르게 움직여야 할 지, 언제 그러지 않아야 할 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얼핏보면 애자일 경영과 위대한 기업 연구자들의 시각은 상반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애자일 경영의 내용을 좀더 자세히 보면, 무조건 속도만을 강조하는 것이 아닙니다. 애자일 경영은 기본적으로 일하는 방법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세계은행의 지식경영 책임자로 일했던 스티븐 데닝은 애자일 경영 패러다임을 '작은 팀의 법칙', '고객의 법칙', '네트워크의 법칙'으로 요약했습니다. 혁신을 위해서는 문제를 작은 단위로 세분화해서 소규모의 자율적인 기능혼합팀이 맡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 작은 팀의 법칙입니다. 시장의 권력이 판매자에서 구매자(=고객)로 이동했기 때문에 고객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 고객의 법칙입니다. 전체 조직이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상호작용을 할 수 있어야 민첩하고 기민한 조직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네트워크의 법칙입니다. 애자일 경영은 이 세가지 법칙으로 이루어지며, 이 세가지 법칙이 애자일 조직의 근간이라고 합니다.   

    

이같은 애자일 경영의 세가지 법칙은 ‘위대한 기업'의 특성과도 다르지 않습니다. 만약 애자일 경영을 도입하고자 하는 기업이라면, 영어단어의 사전적 의미인 ‘속도'가 아니라 작은 팀, 고객 우선, 네트워크와 같이 애자일 조직의 근간을 이루는 세가지 법칙을 중시해야 할 것입니다. 애자일 경영에서 말하는 ‘속도'는 세가지 법칙이 조직에서 구현될 때 결과적으로 자연스럽게 우러나오는 것입니다.

의사결정과 실행의 속도만 빠르게 높이다가는 남보다 더 빨리 망할 수 있습니다. 애자일 경영의 표피적인 단어를 따라 갈 것이 아니라 방법론에 내재된 사고방식과 철학을 조직에 내재화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그래야만 애자일 경영을 통해 위대한 기업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변동성, 불확실성, 복잡성, 모호성으로 대표되는 오늘날의 시장환경에서는 기존의 방식대로 기존의 사업만 하고 있어서는 생존이 어렵습니다. 미래를 확실하게 예측해서 뭔가를 처음부터 치밀하게 계획하고, 계획대로 밀고 나가기도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환경에 재빨리 적응할 수 있는 애자일한 조직운영이 필요합니다. 우리 회사가 추진하고 있는 피보팅도 애자일하게 추진해야 합니다.  기존의 핵심역량, 고객, 시장을 축으로 새로운 가설을 설정해서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거나, 아니면 과감하게 버리면서 새로운 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무더웠던 여름도 지나갔고, 곧 추석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추석에는 코로나로 인한 거리두기 단계가 다소 완화되었습니다. 이런 때 일수록 코로나 확진자는 더 늘어날 수 있습니다. 코로나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마시고, 구성원 여러분과 가족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한 추석 연휴를 보내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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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기도

 

             - 이해인

 

너도 나도

집을 향한 그리움으로

둥근달이 되는 한가위 

 

우리가 서로를 바라보는 눈길이

달빛처럼 순하고 부드럽기를..

우리의 삶이

욕심의 어둠을 걷어내

좀 더 환해지기를..

 

모난 마음과 편견을 버리고

좀 더 둥글어지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하려니

 

하늘보다 내 마음에

고운 달이 먼저 뜹니다

 

한가위 달을 마음에 걸어두고

당신도 내내 행복하세요~

둥글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