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단상

일상에서 느끼는 사소한 점이나 좋아하는 글귀를 옮겨 보았습니다. 여러분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곳입니다.

2013-06-03

서안(西安)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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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원 여러분

김창래 사장의 단상을 올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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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안(西安)

평생 해외와 관련된 일을 하다 보니 방문 하는 곳의 지리 및 역사에 대한 관심이 스스로 커지게 됩니다. 지난번 미얀마에 대해 말씀 드렸는데 오늘은 중국 섬서성(陝西省, 중국식 발음은 산시로 山西省 발음이 같음)의 성도(省都)인 서안(西安)에 대해 써 보겠습니다. 서안은 東周 수도로써 호경(鎬京)으로 불리웠다가, ()나라때는 함양(咸陽)으로 개칭되었으며 한(), (), ()나라 때에는 장안(長安)으로, ()나라에 이르러서 서안으로 변경되어 지금까지 불리고 있습니다. 무려 14개 왕조가 1,100년에 걸쳐 수도로 삼은 곳이니 지세(地勢)의 유리함은 따로 설명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러다 보니 전체 성시(城市)가 살아 있는 박물관으로, 진시황릉(秦始皇陵), 병마용갱(兵馬俑坑), 양귀비(楊貴妃)와 당 현종(玄宗)이 사랑을 나누던 화청지(華淸池)와 흥경궁(興慶宮), 대안탑(大雁塔)과 흥교사(興敎寺), 서안 성벽(西安 城壁), 종루(鐘樓)등 중국만이 아니고 세계적인 차원에서의 문화유산이 셀 수 없이 많고, 이밖에 강태공(姜太公)이 낚시하던 위수(渭水) 및 무협지에서 늘상 만났던 5악 중 서악(西岳)인 화산(華山)도 서안 시내에서 가깝게 위치하여 서안 관광에 추가적인 풍미를 보태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문화유산보다 중요한 것은 서안의 지리적 이점이라 생각합니다. 동서양을 잇는 실크 로드의 시작인 동시에 로마로 부터의 종착역인 서안의 역할은 동서양 문물 교류의 상징입니다. 비단, 유리, 도자기등과 같은 유형의 물건, 제지술, 인쇄술등 최신의 기술 그리고 종교, 예술등 문명이 이를 통해 활발히 수수(授受) 되었음을 역사는 목도합니다.

 

그러나 사람, 그리고 그들사이의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天時不如地理, 地理不如人和 처럼 많은 사람에게 회자되는 문화유산이나 실크 로드보다 더욱 저의 주목을 끄는 것은 사람입니다. 때는 서력 629년 인도로 불법을 구하기 위해 떠난 젊은 청년, 아무도 그 여행이 16년이 걸리고 5만 리를 걸어야 끝날 수 있다고 생각한 사람은 없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기나긴 모험과 열정은 높은 명성과 화려한 귀국으로 결실을 맺었습니다. 방대한 양의 불교 경전, 사리 및 불상을 수집, 당으로 가져와 동 아시아 불교를 꽃 피웠을 뿐만 아니라 중국의 세계관을 파미르 고원 너머까지 확대한 주인공은 서유기(西遊記)에서 삼장법사의 모델인 구법승(求法僧) 현장법사(玄藏法師) 입니다. 이십 칠세의 나이에 그것도 단신으로 건곤일척(乾坤一擲)의 정신으로 아무도 나아가지 않은 길을 일로 매진 동 아시아 불교사 및 지성사에 커다란 획을 그은 그는 바로 역사 자체입니다.

 

지난 3월말 삼성 전자 반도체 부문의 서안 M project에 대한 CM 사업을 수주, 우리회사는 이러한 역사의 현장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루었습니다. 이번 수주는 중국 법인 설립 이래 최대 수주, 반도체 업종에 최초 수주 뿐 아니라 향후 2,3단계까지 참여 시 전체 사업비 총액이 약 100억불에 달해 아마도 최대 규모 공사의 CM 수주로 기록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현재 최정예 내외국인 22명이 투입, 역사의 성지에서 새로운 역사를 만들기 위해 불철 주야전력을 투구하고 있습니다. 이번 수주가 섬서성(陝西省) 자체의 시장 심화는 물론 향후 중경(重慶), 사천성(四川省)등 여타 서부 지역으로 확대되어 이제까지 북경, 상해 중심에서 탈피 중국내 3대 거점 지역으로 다변화 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어디 한군데 쉬운 현장이 없겠지만 이 자리를 빌어 새롭고 낯선 지역에서 고군분투하고 계신 서안 현장의 구성원들에게 많은 성원을 보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서안은 중경(重慶), 남경(南京), 무한(武漢)과 더불어 중국내 4대 화로(火爐)로 이름이 날 정도로 무척 여름이 덥습니다. 더욱이 향후 5년 내 상해를 따라 잡자라는 기치 하에 성시 전체적으로 대대적인 개발이 동시 다발적으로 진행되고 있어 분진 역시 심각한 수준으로 예상 되는 바, 다가오는 여름을 위해 현장 및 개인 차원에서의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고 회사 역시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PS 현장법사 및 그의 관련 저서에 관심 있으신 분은 다음 저작 참조

    “대당 서역기” 현장법사, 글로벌콘텐츠(2013)

    “대당 서역기” 리처드 번스타인, 꿈꾸는 돌(2003)

    “현장 법사” 샐리 하비 리긴스, 민음사(2010)

   서안 출신 현대 작가의 글에 관심 있는 분은 다음 저작 참조

    “폐도(廢都) 3권”  가평요(賈平凹), 일요신문사(1994)